오방색으로 풀어본 한국의 봄색










봄은 항상 왔구나 하고 바라보면 바로 지나가 버린다. 그만큼 기대도 많고 기다림 속에 다가오는 것이 봄이다. 자연을 최고의 완성물로 생각했던 선조들도 봄을 가장 아름다운 계절로 표현한 구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 나라 최고의 민속 마을인 하회마을의 절경인 하회 16경 속에서도 봄의 경관이 절반이 넘는다. 색채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아도 겨울의 상징인 어두운 무채색 속에 밝고 맑은 파스텔 톤의 색채가 조화되는 광경을 보는 것이다.


전통적인 의식 속의 색채로는 이황 선생님의 퇴계집 진성학십도차(進聖學十圖箚)의 태극도설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아래와 같이 요약 될 수 있다.




無極이면서 太極이다. 태극이 動하여 극하면 정하니 , 정하여 음을 낳고 정이 극하면 다시 동하니, 한번 동하고 한번 정하는 것이 그 근본이 된다. 음과 양으로 나누어져 양의 하늘과 땅이 성립된다. 양이 변하고 음이 합하여 水火木金土를 낳아서 오기가 순차적으로 베풀어지고 사계절이 운행된다.




오행이란 말 그대로 다섯 가지 기운을 말한다. 앞의 인용문인 水, 火, 木, 金, 土를 나타낸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는 오행을 중심으로 풍수지리와 완전한 사상체를 표현하기도 했다. 숫자 五를 완전체로 생각해 볼 때 다섯획인 正자는 완전함과 바름을 말하며 오곡밥, 오색구름, 오색찬란, 오색무지개, 오음계등 서양의 7단계와는 다른 완전체를 가지고 있었다. 다섯가지 방위는 모두 오행사상에서 출발한 것으로 북방, 동방, 남방, 서방, 중앙의 방위를 가지고 있다. 이를 풍수와 비교하여 보면 배산(북), 임수(남) 좌청룡, 우백호, 중앙(자기자신)이 된다. 오행사상에 대하여 지상의 다섯 방위에 관해 다음과 같은 정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북쪽은 물, 흑색, 현무, 겨울 등을 가리킨다. 동쪽은 나무, 청색, 봄, 청용을 가리킨다. 다른 방위와 마찬가지로 남쪽은 여름, 적색, 주작, 불을 의미하며, 서쪽은 백색, 쇠, 가을, 백호를 가리킨다. 중앙은 땅, 황용, 황색을 의미한다. 이렇게 형성된 것이 우리 전통의 5방색이며 5정색인 것이다.


이 5정색은 음의 색인 5간색을 만든다. 5간색은 비로소 민간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색이 된다. 5간색은 흑색과 황색의 혼합인 유황색, 적색과 흑색의 혼합인 자색, 청색과 백색의 혼합인 벽색, 청색과 황색의 혼합인 녹색, 적색과 백색의 혼합인 홍색으로 나뉜다. 즉 오간색은 유황색, 자색, 벽색, 녹색, 홍색이 된다.









사계절의 색 중 봄의 색인 청색은 청춘을 의미하며 백색과 함께 우리의 전통색임과 동시에 우리의 사상을 대변하는 색이기도 하다. 청백리, 독야 청청, 청송녹죽, 청산유수 등 청색은 맑고 깨끗하며 절개가 있는 색으로 여겨져 왔다.


그만큼 청색은 의미상으로도 좋은 뜻이 많다.


우리의 고유 유물과 관습을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청송녹죽, 청화백자, 쪽빛 등을 들 수 있는데 우선 우리 선조들이 중시했던 쪽빛은 전통염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선비의 상징이기도하며 여성들 사이에서도 쪽을 염색한 천청색, 암청색 등 청색계통의 옷을 즐겨 입었다. 그리고 쪽의 염색은 염색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숙성된 쪽을 이용하여 염색하여야하고 그 숙성기간에 따라 색채 또한 다양하다. 그 쪽물의 상태를 보고 염색된 결과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울 정도로 쪽을 알기에는 경험과 감각이 필요했다. 쪽은 염색의 회수 따라 색채의 차이가 많이 난다. 또 다른 염료에 비해서도 차이가 많이 나고 그 단계에 따라 색의 맛이 다르다.


따라서 전통염료의 최고로 자부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 선조의 청색 지향사상이 들어있음은 물론이다.


이 청색은 적색의 곤룡포나 정1품의 관복 다음으로 사용된 관복색이며 위엄있는 관복의 상징색이기도 하다.


물론 그 밑에는 간색인 녹색이 있다. 조선시대 태종대에 백의는 슬픔과 상복이라 입지 말라 하고 세종대에 이르러 청색을 동방의 상징색으로 백성에게 권했다는 기록도 있다. 여기에 쪽빛이 발달한 이유와 청색지향 동쪽지향 사상을 느낄 수 있다.


청송녹죽과 청빈, 청백리는 당시 조선에서 선비의 절개와 곧음을 표현한 찬사이며 칭호이다.


이 말속의 청색은 바로 깨끗함, 신선함을 말한다. 즉 봄의 기운을 말하는데 이는 겨우내 흑백의 세상에서 갇혀있던 만물에게 생명과 진취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봄의 상징성을 대변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는 청색과 녹색을 함께 지칭한 적이 많다. 청색은 상징적인 5정색의 하나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즉 행사나 관에서 사용해 왔고 녹색은 간색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청색의 상징이 녹색의 현실로 보여진 것도 이유일 수 있다. 그리고 맑고 깨끗함을 상징하는 물과 하늘 숲을 보면 모두 어우러져 보인다.


선조들이 말하는 푸르름이란 의미상의 청색지향적인 것과 신록의 푸르름을 같이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색은 색채 기호를 떠나 의미상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또한 갈색과 황토색이 어울린 토담을 따라 펼쳐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청색의 봄은 더욱 아름답다. 색채로 생각해 볼 경우 청색 하늘과 쪽빛 옷 그리고 토담은 보색대비면서도 조화가 잘되는 자연 배색인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상징성과 봄의 생명력을 표현한 색채에서 찾을 수 있다.


창너머 봄을 기다리며 경치를 빌던 선조들이 동쪽에서 밀려드는 봄의 빛을 보고 얼마나 대견해 했을까. 우리도 그 봄을 바라보며 선조들의 운치를 느껴보자. 청색의 아름다움을 기대하면서….




(자료-문은배의 색채 디자인 홈에서 퍼왔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색에 대한 느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정서적인 면이 고려되지만 오감을 통해서 느끼게 되는


색의 본질은 같다고 보게 되네요.


슈필의 water 서양색에서 느껴지는 한국 고유의 봄색!


이겨울이 지나고 나면 좀 더 색다른 신선함으로 봄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